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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 이유 없이 걷고 싶던 날

by chlthgksdmfh 2025. 7. 21.

가끔 그런 날이 있어요. 딱히 속상한 일도 없는데 마음이 붕 떠 있고, 누구와 얘기하고 싶은 것도 아닌데 혼자만 있고 싶지도 않은 날.

그래서 그냥 밖으로 나왔어요. 걷기 좋은 운동화에, 가벼운 재킷 하나 걸치고 이어폰도 없이, 그냥 두 발에만 의지해서요.

정해진 목적지도 없고, 누구를 만날 약속도 없고, 그저 아무 이유 없이 길을 따라 한참을 걸었어요.

걷다 보면 생각이 정리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아무 생각도 들지 않더라고요. 그게 오히려 좋았어요.

횡단보도에서 잠깐 멈춰 섰을 때 건너편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저마다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. 그 순간, 내 시간도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는 게 위로처럼 다가왔어요.

길고 긴 산책 끝에 집에 돌아오니 발은 조금 아팠지만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 느낌. 꼭 이유가 있어야만 움직일 필요는 없다는 걸 오늘 다시 한 번 느꼈어요 :)